도예의 전시활동과 공모전의 문제이다.

"도예의 전시활동과 공모전의 문제이다."

예술의 자율성과 다양성의 추구로 현대예술의 행위나 형식에 관해서 만큼은 쉽게 얘기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현대미술(現代美術)이고 싶은 현대도예는 도자예술로서의 내용적 입지보다는 아주 단순하게 순수도자를 할 것인가 아니면 공예도자를 할 것인가 하는 허울(형식)에만 매달려 결국 예술의 창작이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작품 가득한 암호적 형상 언어만을 구사하는 것이 예술의 전부인양 하는 것들이다.

도자예술의 형식과 내용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더구나 도예는 이러한 일련의 정서적 과정을 흙과 불을 다루는 공예 미학적 가치를 지닌 예술이다.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의 형상 언어적 표현이 과거의 환경이나 조건 속에서 습득한 사건들의 나열에서 출발하여 현재 환경으로의 회기를 가져야 한다. 만일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거부하고 현재(現在)에 국한된 자기 중심적인 사고에서 예술작품을 일궈 낸다면 그것은 열중 아홉은 개인적 암호나 작품표현에 대한 혹사로 `소통'이라는 의미와는 별개의 것인 사회로부터의 괴리를 낳고 만다.

일반 대중의 관심과는 거리가 먼 "독단의 표현성"과 "끼리의 잔치"에서 우리는 과연 이러한 작업이 가치있는 일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특히 학위청구 작품전과 같은 [전시를 위한 전시]나 [경력을 위한 도예전시]는 주변의 몇몇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행사로 그칠 뿐이다. 혼자만의 작업은 작업장(作業場)에서도 충분하지 않은가?.

공모전의 경우는 어떠한가? 현대 공예의 미래를 예시하는 기회의 장임에도 불구하고, 재료의 다양성이나 실험적 통찰력 없이 미시적(美視的)안목으로 학연적(學緣的)관점으로 관행처럼 진행되어 온 타성을 버려야한다.
공예대전(工藝大展)은 우선 그 성격부터가 모호할 뿐더러 공예의 실용성과 조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향이라고 한다면 현대공예의 성격과 시대적 조류에 의해 공예작품의 판단기준이 변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현대공예(現代工藝)의 변화적 국면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그 가치판단의 기준과 목표가 설정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조형성을 추구하는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왜 해당작품의 시류(時流)성, 표현성, 작가의 의도가 조형미술의 어떤 맥락과 맞닿아 있는지를 판단하고 이를 사회적인 공감대의 동의로 내보내는 것이 미술작품 심사의 목적일 것이다.

공예교육과 작품활동이 재료로 분화되고 전문화되었던 것이 과거의 추세였다면 새로운 공예운동은 형식과 내용, 본질적 기능의 문제로 환원(還元)되어야 할 성질이라고 생각된다.

외부공간성과 내부 공간성으로서의 공간 표현의미로서의 공예, 조형도자와 같은 형태에 대한 연구로서의 공예, 환경도자와 같은 기능의 다원적 접근으로서 공예 등이 그것이다. 선진국에서도 미술대전과 같은 공모전은 사라지는 추세다. 예술에서 일회적인 경쟁방식으로 우열을 가리는 것은 극히 비문화적이라는 점 때문이다.

어느 공모전이나 마찬가지로 개최기준이나 다양성도 없이 획일적이며 심사 구성원에 따라 제각각 형성해온 점을 고려할 때 대학중심의 엘리트주의를 지지하며 전통도예를 차별화하고 세속화하는 등 산업도예나 요업디자인 생활도자나 공예도자 등 어디에도 제휴(提携)하지 못하는 기형적 도자의 평가(評價)나 전시(展示)가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미술계, 미술시장에서도 제일 천대받는 공예(工藝)인데 지금의 공모전 수상작가 도예(陶藝)는 미술계(美術界) 어디에서 환영받는단 말인가?

저자 : 이 재삼(제3도예 대표/도예가), [도벽@환경도예]의 "저자 후기"에서..